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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행복을 그린 <바다의 뚜껑> -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by Daisy_On 2020. 5. 26.

귀여운 책 표지와, 작가를 보고 선택한 책.

얇은 책 두께도 한몫했다.

 

"여름의 마지막 해수욕 누가 제일 늦게 바다에서 나왔나

그 사람이 바다의 뚜껑 닫지 않고 돌아가

그때부터 바다의 뚜껑 열린 채 그대로 있네" - <바다의 뚜껑> 일부, 하라 마스미

 

마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남쪽 섬에서 살려고 했지만, 하루는 빙수를 먹으러 좀 멀리갔다가 고향 니시이즈에 빙수집을 차리기로 마음먹는다.

한적한 시골 바닷가 니시이즈에서 그럭저럭 빙수집을 꾸리며 지내던 중, 마리의 엄마 친구 딸 하지메가 니시이즈에 와서 마리와 함께 지내게된다.

하지메를 처음 본 마리는 하지메의 화상 흉터에 놀라지만, 곧 하지메의 신비롭고 투명한 분위기에 매료된다.

얼마 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마음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던 하지메는 마리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마리와 놀기도 하며 니시이즈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아직 시골이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의 모습을 잃은 니시이즈를 보며 개발과 환경파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하지메의 할머니의 유산을 두고 싸우는 하지메 친척들의 욕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런 욕심에 대비되어 마리와 하지메의 순수함이 더욱 돋보인 듯 하다.

마리가 어릴적부터 그리며 놀았던 이상한 생물을 하지메가 보고는, 굉장하다며 그것들을 인형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리고 하지메는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을 주워 인형의 뼈대부터 만들어 영혼을 담아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마리와 하지메의 여름은 지나가고, 하지메는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하지메도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찾게되어 인형을 만들게 되고, 마리는 또다시 하지메와 만날 날을 기다리며 빙수를 만든다.

 

스펙타클하고 화려한 재미는 없지만, 잔잔하고 소박한 일상속에서 치유받는 듯한 소설이었다.

한편으로는 욕심에 대한 생각도 하게되었다.

사람들은 왜 돈을 많이 갖고싶어할까? 라는 주제로 이어지는 하지메와 마리의 대화에서, 평소에 나는 그리 욕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닌가,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싶기도 했다.

지금 직장 연봉에 매우 불만이 있기때문에..ㅋㅋ

공공기관 연구원이라 월급을 많이 주진 않는다는걸 알고 입사했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돈벌려고 석사학위를 딴건 아니지만 본전 생각나게 하는 일부 상사들한테 너무 화가 난다.

돈 별로 안줘도 서울에 있다는 메리트로 그정도는 감수하라는 개소리는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며, 공무직이니 공무원보다 책임감이 없지 않냐며 그정도 월급에 만족하라는 개소리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돈받는만큼 책임감을 가져야하니 책임감을 버리라는 소리인가 ㅋㅋ

'서울에 있으니 우리같은 인재들을 뽑은거지' 라고 생각했지만 퇴사할거 아니면 별 수 있나. 더러운 세상.

가끔 이런 어이없는 일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체로 좋은 사람들, 좋은 환경에 업무도 적성에 잘 맞는다.

첫 직장이고 3년차에 다들 퇴사 위기가 온다고 하던데, 내가 지금 그 시기인가보다.

그게 연봉때문이라니...
연봉말고는 다 괜찮으니 참아야하는걸까?

나는 많은 돈은 필요없어, 라고 생각했던 입사 당시 나는 세상물정을 몰랐나보다.

많은 돈을 바라는게 아닌데, 어디까지가 욕심이고 어디까지가 합리적인 바람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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